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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국이 1년 이상 장기화되서일까,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거주 환경에 따른 삶의 질에 대해 매일같이 생각하게 되었다.

 

강아지를 키우기에 먼지와 개털, 강아지 비듬(...)으로 난리인 우리 집은

매일 청소해도 매일같이 지저분해진다. 코시국에 나는 집에 있는 시간을 좀 더 퀄리티 있게 보내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샀고 지금은 로봇청소기를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가전으로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삶의 로망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공기 좋고 한적한 곳에서 가족과 반려견과 오손도손 사는 전원주택의 로망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로망이지 않을까 싶다.

다만 직장과의 거리, 학군 등 현실의 벽에 부딪혀 실현시키기가 쉽지만은 않은 로망인 것 같다.

 

 


 

 

우리나라는 상가주택이든 다세대든 아파트든 건물의 모습들이 참 비슷하다.

자재도 모양도 색깔도 비슷비슷한 콘크리트의 정글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짜인 공간에 나와 나의 라이프스타일, 가구를 맞추어 넣는다.

아마도 요즘 태어난 아이들은 아마도 마당 있는 주택에 살아본 경험이 전무한 아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아파트 천국에 살고 있다.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아파트 라이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어렸을 때 마당 있는 집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어서일까.

아기자기한 나만의 주택에 나만의 개성이 흠뻑 묻어나는 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하지만, '투자'를 빼고는 얘기할 수 없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그리고 아파트가 모이면 모일 수록 학군도 교통도 인프라도 좋아지기에 그 모든 생활도 포기하기가 어렵다.

그래서인지 선뜻 전원주택 생활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아, 물론 평창동... 성북동... 과 같은 고급 주택들이 있는 곳은 제외이겠지만....)

 

그리고 

마음에 드는 동네, 아파트를 고르고, 공인중개사와 집을 둘러보고, 계약만 하면 되는 아파트 거래에 비해

집을 짓는다는 것은 택지를 알아보는 것부터 땅의 용도, 계약, 세금 등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공부해야 하고

집의 설계부터 시공사 선정, 시공되는 과정, 조경 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는 것들이 줄줄이 있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

오죽하면 집 지으면서 10년은 늙는다는 말이 나오는가 싶다.

무엇보다, 내가 혹은 나의 가족이 '업자'가 아니라면

집을 짓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인 만큼 나 같은 일반인들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혹시나 사기를 당하진 않을지,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데 그것이 합당한 것인지 등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데...

 

따지고 보면 결국엔 이 모든 것이 '돈'의 문제이다.

이름난 유명한 시공사에서 넉넉히 비용 들여 지으면 스트레스받을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다니엘 헤니의 집을 보여주며 '이거랑 똑같이 지어주세요'라고 말하고

'비용은 크게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집 짓는 것이 무에 스트레스이겠나.

 

 

서두가 길었는데, 아무튼 이렇게 전원주택을 짓고 산다는 것은 나에겐 멀고 어려운 이야기였다.

내지는 지어진 전원주택, 타운하우스 등을 분양받아 산다고 해도

마냥 어릴 때 마당 넓어 좋았던 전원주택의 기억과 지금의 현실은 상당히 다를 것이다.

관리부터 보안 등 신경 쓸 것이 많을 텐데, 그러던 중에 SBS에서 '나의 판타 집'이란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 회, 한 회 보면서 느꼈다.

세상엔 내 생각보다 참 다양한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특히 요즘 들어 유튜브에 'OO시 전원주택'을 검색하고 매물들을 구경하며 나의 전원주택 로망을 대리만족시켰는데,

저 프로그램을 보다 보니 뭔가 뒤통수를 '뻥!'하고 맞은 것 같았다.

왠지 모를 '용기'가 생겼다.

'야... 너도 집 짓고 살 수 있어...'

 

전원주택 매물이나 택지는 한두 달 전부터 계속 알아보고 있었고, 임장도 몇 번 나갔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해 그려나가는 과정,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도 공부해가는 입장이지만, 내가 택지를 보는 기준부터 전원주택을 고르는 기준을 차근히 정리해나가려고 한다.

추가로 알게 되는 것이 있다면 이 포스팅에 이어서 추가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1. 입지 선정

1) 먼저 직장이나 학군 등 본인의 여건에 맞는 입지를 골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전원주택 단지가

도심, 시내와 인접해있기는 쉽지 않다. 그런 만큼 어느 정도 교통이나 주변 인프라에 대한 절충은 필요할 것이다.

나의 생활이 자차 위주인지, 대중교통 위주인지. 나에게 자녀가 있는지 없는지, 앞으로 계획이 있는지 없는지.

나의 직장이 어디인지와 같은 당연한 질문들부터 내가 배달음식이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인지,

쿠팡 로켓 배송이 꼭 필요한 사람인지(쿠세권...), 주변에 카페라든가 이것만은 포기 못하겠다 하는 것 등

사소한 것들까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로 나는 쿠세권에 살고 싶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했을 때,

내 직장이 서울-강서~강북 쪽이라면 고양시, 파주시, 강화도, 영종도와 같은 곳들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돈이 많다면 서울 고급 주택가에 집 짓고 살면 된다. ㅠㅠ)

물론 강서도 강서 나름이고 강북도 강북 나름이다. 또, 고양시도 고양시 나름이고 파주시도 파주시 나름이다.

'어떻게 강화도에서 노원까지 출근하냐!'는 태클보다는 굵직하게 적었구나 정도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내 직장이 강남, 강동 쪽이라면 남양주, 용인, 분당, 양평과 같은 곳들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직장이 서울 어디에 있든지,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사실 어느 곳도 좋은 선택지는 아닌 것 같다.

어디까지나 나의 상황이 전원주택 라이프와 맞을 경우 고려해볼 만한 입지들일뿐이다.

하지만 향후 GTX가 들어올 계획이 있는 동네 거나(먼 미래지만)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나 비대면 근무가 활성화되고

점차 오피스 공간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진다면 전원주택 라이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일산 동구 정발산역, 마두역 쪽에 '비버리 빌리지'라는 주택단지가 있는데, 논외로 해야 한다.

집 앞에 마두역이, 혹은 좀 더 걸어서 정발산역이 나오는 곳이기 때문에...

대신 전원주택이라고 보긴 어려운 곳이다. 건폐율이 얼마나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60-100% 나온다고 치고,

흔히 떠올리는 전원주택처럼 마당을 드넓게 빼기보단 적당한 마당의 집이 많고, (물론 그 와중에도 대궐 같은 집이 있음)

일단 여긴 완전 일산 시내의 노른자 땅이다. 특히 마두역에 붙어있는 비버리 빌리지는 초역세권이다.

전원생활하는 곳이 아니라 도심이다. 이쪽 주택단지는 매매가가 10억은 훅 넘는다. 논외인 지역으로 보면 된다.

여기 말고도 파주 등 잘 찾아보면 역과 가까운 주택단지도 많으니(평당가는 당연히 높지만) 상황에 맞게 찾아보면 될 것 같다.

(비싸서 그르치...)

 

 

 

2. 택지 고르기

LH에서 분양하는 토지도 있을 것이고 민간에서 분양하는 토지도 있을 것이다.

전자의 경우, (오늘도 모 지역에 임장을 다녀왔지만) 도시가스, 오폐수 직관, 전기 지중화, 상하수도

주택단지 조성을 위해 분양하는 토지인 만큼 토지 정비도 깔끔하게 잘 되어있고

근처에도 듬성듬성하지만 근생건물도 들어오려는 움직임이 보였다.

하지만, 아무도 집을 짓고 있지는 않았다. 그만큼 허허벌판이었다..... 가~끔 가다 집이 한 채 있긴 했다....

아직 상권 개발이 안되었다 보니 땅 주인들도 집을 짓지 않은 것인지... 마음과 돈만 있다면 진즉 집이 들어왔을 텐데

아직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역시 주변 인프라가 중요하긴 한가보다.

후자인 민간 분양의 경우, 지역에 따라 도시가스, 오폐수 직관, 상하수도가 다 된 곳도 있지만 사실상 이런 택지는

아주 귀하다고 봐야 한다. 대부분은 저 세 가지 중에 하나라도 되어있으면 땡큐 베리 감사인 거고,

LPG(충전식 혹은 회색 가스통.... 둘 중 하나), 개별 정화조 정도는 하나씩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LPG는 충전식이라면 뭐... 아주 번거롭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위험요소가 약간이라도 있는 게 싫은 사람들은

꺼려질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나는 사실 크게 개의치 않는다.)

하지만 내가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은 '개별 정화조'인데, 어렸을 때 시골에서 맡던 그 '똥 푸는 냄새'를 2021년에

맡는다는 것은 정말 상상하기도 싫다. 언젠가부터 똥차가 안 보여서 나는 아직도 정화조가 있는지도 몰랐다...

아무튼 이런 것들을 고려해 전원주택에서도 아파트에서와 같이

아무것도 관리할 필요 없이 살 거란 생각은 조금 내려놓는 것이 좋겠다.

 

이런 이유로, 택지를 선정할 때엔 가급적 대단지, 많은 세대가 들어오는 곳을 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이런 곳들은 도시가스가 들어올 예정인 곳들도 많고 아무튼 이래저래 살기 좋게 조성이 되었거나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아파트 고를 때 세대수를 보는 것처럼

전원주택 단지도 '나 홀로 주택'보다는 단지가 조성된 곳에 끼어있는 주택이 낫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세대수가 많으면 교통이나 주변 상권, 인프라 등은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다못해 쿠팡 로켓 배송이라도 될 것이다!

그리고 외딴곳에 나 홀로 있는 주택은 인기가 별로 없다. 나중에 되팔거나 세를 줄 것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필지가 여러 개라면 가급적 가운데 낀 필지보다는 코너가 좋겠다.

아무래도 양쪽 집에 끼인 것보다는 코너인 경우가 한쪽이라도 프라이버시를 좀 더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너에 위치한 필지는 도로 지분과 대지 면적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참고로 오늘 내가 보고 온 필지는 코너인데 정말 별로인 필지였다. 코너가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니 참고만...)

 

 

 

3. 타운하우스? 개별 건축?

내가 주택을 올려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디테일한 것은 지금 단계에서 쓸 수가 없지만, 임장을 여러 군데 다녀보고

유튜브로 온라인 임장(?)도 해보며 느낀 것은

첫 번째, 타운하우스는 정말 잘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간혹 어떤 타운하우스들은

자재를 정말 쌈마이로 넣어서 옆집 이야기 소리까지 다 들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층간소음이 없어진 대신

측간 소음을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보통 타운하우스는 브랜드 있는 타운하우스를 선호하는데,

몇 군데 지역의 타운하우스의 모델하우스를 가본 결과 브랜드가 있는 타운하우스임에도 불구하고

구조가 정말 개쓰레기!@#$$%^&*)(^%^#$......

오히려 브랜드 없는 타운하우스가 인테리어부터 구조까지 잘 빠진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산다는 걸 늘 염두에 두기 바라고, 자재를 무엇을 썼는지 꼼꼼하게 확인해보면 좋겠다.

타일, 바닥 같은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뭣보다 '샷시'와 '벽 두께'를 잘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기 준공된 집을 살 때엔, 건축주에게 집 짓는 과정이 담긴 사진을 요구해보는 것도 좋겠다.)

인테리어야 내 입맛에 맞게 바꾸면 그만이지만, 단열과 소음문제는 아주 곤란하고 돈 들어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열이 되지 않으면, 난방비를 몇십 만원씩 내야 할 수도 있으니 애초에 잘 지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보는 게 좋겠다.

요즘은 샷시가 워낙 잘 나온다고는 하지만, 일단 주택은 최소 2중 샷시는 필수라고 본다.

둘째, 주택을 매수하려고 한다면 토지 개별등기가 되는지 꼭 확인해봐야 한다.

간혹 한 필지에 주택을 두 채 올려 각각 분양하는 경우가 있다.

쉽게 말해, 200평 땅을 나 100평, 옆집 100평 나눠서 분양받으며 땅의 명의를 공동으로 가져가고

건물에 대해서만 각각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나중에 내 집 허물고 새로 올리고 싶어도 옆집의 동의가 필요한 웃긴 상황이 된다.

토지에 대한 반쪽자리 권한만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이래나 저래나 피하는 것이 좋겠다.

셋째, 땅값만 받아요! 하는 것은 건축 연도와 사용승인일을 확인해 보자.

엊그제, 한 매물을 온라인으로 봤는데 '건물값 포기, 땅값만 받는다'라는 슬로건(?)하에 일주일 만에 나간 매물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입지부터 여러모로 괜찮은 땅이었고 건물은 밀고 새로 올리면 될 것 같은 그림이 마구 그려졌다.

좋은 매물이었기에 금방 나갔을 것 같은데, 그래도 '건물값 포기, 땅값만 받는다'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겠다.

저런 말은 가볍게 ^^ 넘기고, 진짜 시세에 맞게 적절하게 사는지를 따져보고 살 필요가 있겠다.

목조주택과 철근콘크리트 주택은 각각 법적으로 정한 건물의 가치 연한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지역마다 조금씩

상이할 수 있다. (제주도가 다르고 육지가 다름. 법령정보센터에서 정확한 법규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실은 찾지 못했다. 나의 검색 능력 부족일 수 있으니, 우선 지금 단계에선 이런 내용이 있구나 정도로만 짚고 넘어가려 한다.)

위에서 언급한 물건은 목조주택으로 지은 지 몇십 년이 지난 물건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건물의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매도자가 건물값을 포기하는 게 아니고 안 받는 게 맞다고 봐야 한다.

땅값은 시세대로 받은 물건이었기에 딱히 엄청 싸게 파는 건 아니고 그냥 시세대로 받는 것이었다.

여기서 요는 저런 유혹 멘트가 달린 물건은 무조건 제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걸 알고 사면되지 않겠냐는 뜻이다.

넷째, 개별 건축을 한다면 가급적 개성 있게 짓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일산의 비버리 빌리지와 같이 각각의 필지에 저마다의 개성으로 지은 집들 그리고 그 안에 속한 주택이

상대적으로 공장처럼 찍어낸 타운하우스형 주택보다는 더 잘 나간다는 말이다.

보통은 주택은 짓고 나면 그 감가가 하락하기 마련인데, 특색 있게 건축주의 감성을 십분 살려 지은 집은 그 감가가

유지되는 편이라고 본다. 물론, 보편적인 취향에 어느 정도 부합하긴 해야겠다.

그리고, 기왕 전원주택에 살 마음을 먹었다면 내가 원하는 구조와 내 스타일에 맞게 건축하는 것이 좀 더 의미가 있지 않겠나.

어디서 본 것 같은 구조와 본 것 같은 동선과 본 것 같은 인테리어는 나만의 주택을 짓는 의미가 너무 없는 것 같다.

그러니 타운하우스형 주택들보다는 다양한 주택, 건축물들을 둘러보고 공부하며 나의 취향을 알아가고 정해 가는 것이 좋겠다.

 

 

 

4. 목조 주택? 철근 콘크리트 주택?

그렇다면 집을 짓는 데엔 얼마가 들을까? 보통 철근 콘크리트 주택의 경우 평당 600 정도 본다. 600에서 700 정도 잡으면

될 것 같다. 목조주택의 경우 평당 400만 원 선으로 보는데, 물론 시공사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이 정도라고 하면

얼추 예산에 대한 계산이 될 것이다. 이제 집을 짓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혹은 준공된 주택을 매수하려고 물건을 보다 보면

목조 주택이 나을지, 철근 콘크리트 주택이 나을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목조주택의 평당 시공가가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있는 반면

나 같은 일반인의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철근 콘크리트 주택이 월등히 튼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랫동안 잘 지은 집에서 문제없이 거주하려면 처음부터 비싸게 잘 지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나의 생각은 이렇다. 내가 집을 짓는다면 나는 목조주택을 지을 것 같다.

우리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집=콘크리트'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 잡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같은 서양권에서부터 가까운 옆 나라 일본만 보아도 목조 주택이 월등히 많다.

아니, 먼 데서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나라 한옥만 보아도 전부 목조 주택이라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목조로 짓느냐, 콘크리트로 짓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견고하게 잘 짓느냐인 것 같다.

(목조주택이라도 집주인보다는 오래 버틸 것임...)

게다가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메리트가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목조주택은 경량 목구조와 중량 목구조가 있는데, 그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경량 목구조는 상대적으로 단면이 작은 각재를

사용해 짓는 집이고 중량 목구조는 통재나 각재를 사용하고 구조적인 지지를 위해 목재를 널찍하게 배치하여 짓는 구조이다.

경량 목구조는 상대적으로 작은 각재를 좁은 간격으로 배치한다.

각각의 장단점이 다른데, 특히 중량 목구조는 비용이 상당히 비싸다.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시 공부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고, 본론으로 돌아온다면 내 생각은 경량 목구조든 중량 목구조든 각각 건축 스타일이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주머니 사정과 감성에 맞추어 지으면 되겠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구조이냐를 떠나,

설계 단계부터 방화, 방수에 대한 탄탄한 시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량 목구조가 내화성이 좀 더 좋은 것은 사실이나,

어쨌든 나무로 짓는 만큼 구조를 떠나 설계 단계에서부터 방화, 방수, 단열에 특히나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이왕 집을 짓는다면, 나는 콘크리트 정글에서 벗어나 목조주택을 짓고 싶다.

단, 모든 주택이 그러하겠지만 목조주택이든 철근 콘크리트 주택이든 관리는 필수이다.

 

 

 

5. 전원주택 관리비, 유지보수 등 기타 사항

전원주택에 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택지를 계약하고 집을 짓는 등의 굵직한 부분 외에도 자잘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아파트 생활이 익숙하다 보니 전원주택 생활은 생각지 못한 의외의 변수들이 있을 수 있는데, 아래에 한번 정리해보았다.

 

1) 집을 관리해야 한다.

눈 오면 눈 치우고, 풀 자라면 풀 잘라줘야 하고, 건물 내외부도 한 번씩 손봐줘야 하고...

잔디가 싫으면 자갈이나 기타 조경으로 대체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전원주택에 살면 건물 그 자체의 관리뿐만 아니라

마당부터 나아가서는 집 앞 도로까지 관리해야 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아파트 생활보다는 좀 더 부지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또 전원주택의 묘미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 대신 아파트에서 내는 관리비가 없다고 보면 된다.

 

2) 난방비를 생각해야 한다.

시공부터 단열에 신경 쓰고 샷시도 2중, 3중의 두꺼운 것을 쓰지 않으면, 어쩌면 난방비가 걱정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필지가 좋은 것이고, 나아가서는 애초에 태양열 설비를 지붕에 올리는 것이 좋겠다.

벽난로를 들인다 하여도 땔감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집에 따라 난방비가 천차만별일 수 있으니, 직접 짓는다면 단열을 꼭 생각하자.

특히, 천고가 높아 개방감이 우수한 보이드 구조의 집은 얼핏 보기엔 멋져 보여도 난방에 취약할 수 있으니 고심해볼 만한다.

 

3) 지하주차장의 부재

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어 눈이 와도 비가 와도 크게 불편이 없었던 사람이고 이게 너무나 당연한 사람이라면,

전원주택의 경우 차를 노상(외부)에 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벙커 주차장이나 차고를 설계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알기로 벙커 주차장은 시공하는데 300 정도 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벙커 주차장은 집과 마당이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추가 비용이 들는지도 모르겠다.

평지인 경우 미국식으로 차고를 1층 한편에 배치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현관까지 처마라든가 눈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함께 시공하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차고가 별도로 있는 것은 차량의 관리적인 측면에서도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집에 있고 없고 가 잘 띄기 때문에 보안적인 측면에서도 유용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차고 문화가 많이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경우에 따라선 간단한 세차나 차량 관리도 차고에서 할 수 있으니 기왕 지을 거라면 여러모로 차고는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 택배는 어디서 받지?

택배는 문 앞에 놓고 가는 것이 이미 국룰이 된 우리나라. 서로의 시간을 꼭 맞추지 않아도 되어 효율적이고,

요즘 같은 시국엔 비대면이라 더욱 안심이다. 그런데, 전원주택에 살면 택배는 어디서 받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이 부분은 내가 아직 전원주택에 살아보지 않았기에(어릴 때를 제외하고) 나도 모르겠다.

택배함을 만드는 집들도 있던데, 여기에서 언급한 이유는 내가 나중에 주택을 지을 때에 이런 작은 부분도 기억하기 위함이다.

 

5) 집은 꼭 2층 이상 이어야 할까?

왠지 전원주택 하면 최소 2층 이상의 저택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생활 스타일에 미루어 보았을 때 보기 좋은 것은

2층 주택, 살기 편한 것은 단층 주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집을 지을 때는 무조건 단층으로 짓겠다는 것은

아니고, 대지와 건폐율에 따라 가능하다면 단층으로 넓게 빼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2층으로 올리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이때 고려해야 할 것이 공간의 분리와 동선이라고 본다.

타운하우스형 단독주택들은 대부분 1층에 부엌과 거실을 배치하고 2층에 방을 배치하는데, 동선으로는 효율적인 것이 맞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는 것이 대부분의 집들이 다용도실을 1층 부엌 옆에 배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층에 드레스룸도 안방도 없는 상황에서 1층에서 세탁을 하고 그 모든 빨래를 2층으로 옮겨야 하며

2층에서 갈아입은 옷들도 1층으로 옮겨서 세탁하고... 휴, 생각만 해도 피곤해서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가 않다. ㅎㅎㅎ

이것은 단적인 예를 든 것뿐이고, 이를테면 청소도구함이 1층에 있냐 2층에 있냐부터 해서 자잘하게 생각할 것들이 많을 테다.

그런 고로, 평소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잘 생각해보고 또 동거인의 동선과 라이프스타일도

함께 체크하고 공유하여 나에게 최적화된 집을 짓는 것, 찾는 것이 좋겠다.

내가 만약 집을 짓는다면, 안방에 꼭 부부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깨고 싶다.

야뇨증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개인적으로 없어도 그만인 공간이라... 물론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너무 특이하게 지을 경우

나중에 되팔거나 세를 줄 때 어려울 수 있으므로 보편적인 정서는 어느 정도 고려해야겠다.

 

집을 보면서 계속 생각했던 것들이 더 많은데, 다 생각나지 않아서 일단 5번 항목은 이 정도만 적으려고 한다.

 

 

 

6. 내가 원하는 집을 지으려면?

이제 전원주택의 꿈을 가졌으니, 여러 가지 공부도 해야겠지만 뭣보다 '나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모던 스타일이니, 프렌치 스타일이니, 모던 클래식이니 하는 전문 용어(?)는 잘 모른다.

하지만, 약간의 공부는 필요할 것 같은 것이-

추후 설계사에게 나의 니즈를 이야기할 때 좀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리석(특히 마블)이나 차가운 느낌, 어두운 느낌, 세련된 느낌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모던한 느낌도 싫어한다.

전체를 다 화이트로 마감하는 것도, 어디서 본듯하게 내추럴 우드와 회색조 등을 섞어 인테리어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따뜻하고 아늑하고 플렌테리어가 어울리는 집이 좋다. 그리고 과하게 어떠한 스타일을 풍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집에 좋아하는 취향을 전부 다 넣을 경우, 조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건축잡지나 프로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열심히 구경하고

스크랩해가며 나의 취향과 방향을 정하고, 거기에서도 가지치기를 해나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집 짓는 경험은 없지만, 인테리어를 해본 경험은 있는데

이때 설계자와 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중요하다.

내가 직접 스케치를 하는 게 아니라면 내 집은 설계사가 설계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동선을

정확하고 세세하게 알려줘야 하고 설계사도 그걸 세심하게 들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나의 니즈가 정확하면 정확할수록 만족도는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그러니, 평소에 틈틈이 스크랩하고 안목을 키워두자.

또, 큰돈 들여 집을 짓는 만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설계사를 찾고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하자.

 

 

 

우선은 나의 집 짓기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포스팅하려고 한다.

1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전원주택의 꿈을 품고 계속해서 공부하려고 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이 정도만 정리해두고, 좀 더 알아가는 것이 있다면 이어서 포스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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